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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우리나라는 '웅담'이 '정력에 좋은 음식'이라는 인식이 먹혀드나 봅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골머리를 썩혔던 '뉴트리아'에 웅담성분이 곰 보다 많다고 뉴스가 보도되었는데요.

저야 웃고 넘겼지만 실제로 이걸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진짜 뉴트리아를 잡아서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웅담'이 사람 몸에 좋다거나, 정력에 좋은 음식이라는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고방식이 조선시대에 머물러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TV조선에서 보도한거니 그냥 그려러니 합시다.

뉴트리아는 '괴물쥐'라고 불리기도 할 정도로 굉장히 큽니다. 크기 때문 뿐만 아니라 괴물쥐라는 별명을 가진 이유는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머리아픈놈이기 때문인데요.

크기도 몸길이만 40∼60cm정도에 이르고(더 큰놈도 있음), 꼬리도 길어서 20∼40cm 정도로 매우 큽니다. 머리끝부터 꼬리끝까지 보면 큰놈은 1M에 육박하기도 하지요. 거기다가 못먹는게 없어서 이놈들이 많이 사는 곳에는 다른 생물들이 살기가 힘들 정도라고 합니다.



'수달'과 닮기도 했는데 뉴트리아 뜻이 스페인어로 수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종 입니다. 

언뜻 보면 방사능 맞은 기형쥐 같기도 한데요. 털도 길고 비늘도 있다고 하는군요. 솜털과 길고 거친 털이 섞여있으며 발가락은 5개가 있고, 새끼발가락을 제외하고 나머지 네개에 물갈퀴가 달려있어서 수영도 굉장히 빠르게 잘 합니다.


거기다가 수달이랑 생긴것도 비슷해서 애를 먹는데요. 모르는 사람들은 이게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있는 수달인줄 알고 잡지 않거나, 잡아도 놔주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알고보면 생긴게 꽤 다르고, 1급수에만 사는 수달과는 다르게 이놈은 더러운물에서도 잘 산다고 하네요.


저 누런것이 이빨 입니다. 덩치도 크고 무는 힘도 강해서 맨손으로 잡다가는 크게 아야 할 수 있습니다. 남미가 주요 서식지며, 털(모피) 촉감이나 고기 맛이 괜찮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한때 식용 및 모피용으로 길러지기도 하고 많이 잡혔다고 해요. 하지만 한국에는 워낙 먹을것도 많고; 굳이 이걸 잡을 이유가 없어서 '현상금'을 걸기도 했는데 예산 잡기도 어중간하고 돈 떨어지면 사람들이 안잡아버리니 효과를 크게 못봤나봐요.

거기다가 2012년에 부산에서 "뉴트리아 현상금 한마리당 2만원!" 하고 내걸었는데, 어떤 고수분이 5일만에 153마리를 잡아와서 1년치 예산을 다 쓸어 가버렸다고..(그래봤다 306만원이네요.)


그래서 예전부터 뉴트리아가 정력에 좋은 음식이라는 말이 퍼지면 아마 순식간에 멸종위기에 처할거라는 우스갯 소리가 있었는데, 실제로 웅담성분 운운하면서 이렇게 나올줄이야 ㅋㅋ


남미, 아프리카 쪽에서는 워낙 강한 애들이 많아서 뉴트리아가 그렇게 힘을 쓰진 못했는데 한국에서는 아주 활개를 치고 다닙니다.

한때는 똥꼬를 꿰매서 풀어주는 방식으로 좀 없애 버릴려고 했는데요. 항문을 봉합하면 3개월 정도 살게 되는데 스트레스가 극도로 올라가서 새끼들이나 주변 뉴트리아와 싸워 물어 죽이고 그런다고 해요. 하지만 생물 뿐만 아니라 농작물 같은 것 까지 작살낸다고 -_-;;

뉴트리아 고기 맛은 닭고기나 오리고기와 비슷하면서 소, 돼지, 양 보다 더 맛있다는 말도 있는데요. 

괜히 쥐라니까 먹기 싫습니다.

사실 이런 이유로 뉴트리아가 한국에 엄청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 중반 ~ 1990년대 초반 쯤에 뉴트리아는 농가에서 식용으로 사육이 되었는데, 사람들이 설치류를 먹고싶을리 만무.. 사업은 실패하고 탈출한놈들 키우던 농가에서 다 풀어버린놈들까지 가세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뉴트리아 보다 더 문제 되는 애들도 있겠지만, 얘가 습지에 서식하는 부드러운 식물들을 먹이로 삼기 때문에 그 주변 식물들의 씨가 마르고, 농가에도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없애려 하는 것 입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너무 과장되었으며 단정지을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뉴트리아 웅담성분 UDCA 다량 함유 뉴스>

아마 잡으러 다니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발견만 한다면 잡는건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해요. 덩치도 크고 움직임도 사람이 잡기에 그리 빠르지 않은 수준이며, 눈이 어둡고 둔한 편이라서 뭐 먹고 있을때 조용히가서 떄려 잡아도 되는 정도라고 하네요.

하지만 자기 때려 죽이려고 한다는 것을 눈치채면 살아있는 생명이라 전력질주 하기 때문에 잡으러 다니다 퍼진다고; 고로 한방에 잘 잡거나 창의적으로 도구를 잘 활용해야겠지요.


뉴트리아가 가지고 있는 웅담 성분은 불곰(18.6%)의 두배가 넘으며 2위인 아메리칸 흑곰(38.8%) 보다 높다고 합니다. 43.8%로 독보적.? 지금 포켓몬고 때문에 거리에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났다고 하는데, 어르신들은 뉴트리아 잡으려고 꽤나 많이 나오실 듯 하네요.



아참, 만약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활, 장검, 창 같은 무기를 가지고 뉴트리아 사냥을 하시려거든 '수렵 면허증'이 있어야 하고 관청에 미리 신고하셔야 합니다.

저기에 웅담 성분 가득하다고 하니 잡아서 빼드세요.. 물론 저는 안정성이라던지.. 이런 부분에 있어선 장담 못합니다.

<경상대 수의과대학 연성찬 교수의 주장>

그동안 웅담 뿐만이 아니라 정력에 좋은 음식으로 해구신, 뱀, 개고기, 악어 거시기, 코뿔소 뿔, 복분자, 녹용, 홍삼, 동충하초, 부추, 마늘, 굴, 해삼, 미꾸라지, 개소주 등 별별 것들이 다 유명했지만.. 저런거 챙겨먹는 사람 치고 정말 훌륭한(?) 사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여자친구나 장가부터.

과학자들도 정력은 운동이나 심리적 요인이 훨씬 더 많이 작용을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밖에 나가서 사냥을 하시든 말든 제가 상관할 바 아니지만, 헛된 믿음으로 시간낭비 하시지 말라고 글을 써봤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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